하나님이 보호하사 대한민국 만세

21년4월12일 아직도 제사 김동길

히요근 2021. 4. 12. 03:12

 

 2021/04/02(금) 아직도 제사라니 김동길

문중에 큰제사가 있어 휴가를 얻어 다녀올 수밖에 없다는 사람들을 더러 보게 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제사라는 오래된 풍습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살아서 그런지 한평생 제사라는 것을 겪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기회만 있으면 제사한다는 사람들을 비난하기가 일쑤였다.. 그 많은 대중강연을 하면서 나는 제사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말해본 적이 없고 매번 심한 말을 한마디씩 하여 제사가 얼마나 ‘넌센스(nonsense)’ 인가를 깨닫게 하는데 주력하였다.

나는 만일 제사를 끝내고 보니 제사상에 차렸던 좋은 음식들을 조상들이 오셔서 다 드시고 가서 남은 음식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래도 다른 조상들을 생각하고 음식을 더 차리겠는가? 제사 후에도 상에 음식이 그대로 있으니 제사를 하지 조상들이 와서 다 드시고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면 제사는 할 생각도 못 하였을 것이다라는 비난조의 얘기 한토막으로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고 사람들을 깨우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조상들이 그 음식을 드시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으니 제사를 지낼 만 하다고 여기는 것이지 한 접시도 남김없이 몽땅 다 드신다면 또 차릴 용기가 생기겠는가? 솔직하게 한번 대답해보자. 그러므로 제사는 위선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경제가 매우 어렵던 한동안 제사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 경제가 좀 좋아지고 생활의 여유가 생기니 많은 집안에서 다시 제사상을 차린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돌아가신 분의 생일이나 기일에 일가친척들이 모여 축하 예배나 추도 예배를 보고 저녁 먹고 헤어지는 관례가 있긴 하지만 조상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음식을 위해 제사상을 찾는 조상은 한 사람도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판만 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라는 걸 안다. 단지 정신을 차리고 그런 미신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내가. 예수를 믿는 집안에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제사도 추모하는 모임으로 성격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제사를 드리는 대신에 그런 날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보고 그들에게 무엇인가 베푸는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고대하길 바랄 뿐이다. 김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