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똥 묻은 개 와 재 묻은 개

히요근 2020. 11. 29. 02:00

20-11-28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와 싸우고 물고 뜯다

서울대학교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 글이 포털사이트 등에서 관심을 받자 일부 야권 인사들의 문재인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비교하는 성토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정권이 국민들의 기대감을 안고 출범했으나 3년 반 가량이 지난 현재 정작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다.

◆ 서울대 게시판에 등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한 ‘사과문’

28일 ‘스누라이프’에는 전날(27) 한 익명게시자가 올린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를 비교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이는 식으로 글을 이어갔다.

그는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전 검찰총장)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검찰총장) 찍어내는 걸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미르재단,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최순실 딸 이대(이화여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의원)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다” 등 과거와 현재 상황들을 비교하며 이번 정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 “文, 이 절규 안 듣나”, “朴 정부와 비교우위마저 흔들려”, “文-朴 정부 비슷.

이 같이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나오자 일각에선 공감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 힘) 전 의원은 28일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절규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까”라며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극 다음에 찾아온 것은 절망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실 낱 같은 기대마저 산산조각 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 힘) 전 의원.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글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온갖 못된 짓과 못난 짓을 하면서도 ‘그래도 박근혜 정권보다는 낫다’는 자의식 하나로 버텨왔는데 이제 그 비교우위마저 흔들리는 처지로 전락한 듯”이라며 “인구에 회자되는 서울대 게시 글은 바로 그 상황을 보여주는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와 너무나 비슷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중요한 현안에 대해 침묵할 뿐 아무 언급도 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대통령이라면 가져야 할 소통이란 기본 의무에 문재인 대통령은 너무나 무심하다”며 “(기자회견이)1년에 한 번 꼴인데 이 정도로 기자회견을 싫어하는 정부는 최근 들어 박근혜 정부뿐”이라고 일침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뉴시스

서민 단국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라는 글을 올려 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그는 “워낙 무능해서 대통령 자리마저 최순실에게 양도해야 했던 박근혜, 새 대통령이 온 지 3년 반 만에 다음과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박근혜는 무능한 대통령이었다→박근혜 정도면 유능하지. 문재인을 봐’, ‘박근혜는 불통 대통령이었다→박근혜 정도면 소통왕이지. 문재인을 봐’, ‘박근혜는 자신에게 칼끝을 겨누는 검찰총장을 내친 독재자였다→그래서 문재인은?, ‘박근혜는 국민생명을 등한시했다→공무원 피살되니까 월북자로 만들어버리는 문재인’ 등 글을 적어 풍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다음은 서울대 게시판에 게재된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글 전문.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재단,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전성기 보니 서민 돈 몇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태블릿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을 할 때 사퇴 안 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로 난리 나고 독감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 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서울 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짓하는 것 보고 참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 법대 교수 중에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창중 미국서 인턴 성추행해서 도망 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터지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 이성윤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 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처인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와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