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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4(수) 독재자의 말로 김동길
1990년 12월에 중동의 최장기 집권자 가다피의 나라 리비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27세의 젊은 육군 대위였던 가다피가 구악을 일소 한다면서 칼을 뽑아들고 나섰을 때 그는 그 나라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의 영웅 같은 존재였다. 그는 후진국에 지나지 않던 그의 조국을 번영하는 민주 국가로 개조하는 일을 단시일 내에 실현하겠다는 패기와 열정으로 넘쳐있었다.
리비아의 민주주의는 민중으로 하여금 절대적 권력을 장악하게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면서 스스로 민주주의의 가장 어려운 문제 하나를 해결한 것이라고 호언장담 하였다. 42년간 독재 정치로 개혁의 속도를 높이며 차차 미국과 대립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는 불행하게도 민중을 위한 독재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착안한 거대한 수로 건설이 머지않아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 엄청난 큰 공사를 한국의 동아건설이 낙찰을 받아 조선일보의 방우영 회장과 함께 그 혁명의 땅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모래밭에서 수로 공사에 전념하는 우리 근로자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고 그 엄청난 공사 현장을 방문할 기회도 가졌다. 그러나 위대한 지도자로 등장한 가다피는 날이 갈수록 더욱 고약한 독재자가 되었고, 참다못해 들고 일어난 민중에 의해 가다피의 왕국은 무너지고 말았다.
영국의 역사가 Lord Acton의 말대로 “절대의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라는 경고를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었다. 독재자의 말로는 비참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그가 큰 희망을 걸었던 수로 공사 수도관 속에 숨어 있다가 발각되어 총살당하고 말았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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